수요일에 이어 오늘도(토요일) 산행입니다
여름내 늘어난 뱃살 좀 빼 보자는 핑계이지만 실상은
능이버섯에 대한 미련이 남아서지요.
아침 먹자 마자 달랑 빵하나 들고 산으로 줄행랑을 칩니다요
두어 시간 동안 눈이 아프도록 낙엽만 쳐다보고 걸었더니
낙엽인지, 버섯인지, 돌인지 구분이 안가네요.
살며시 허기가 지길래 잠시 요기나 하려구 땅바닥에 털썩 주저 앉았더니
엉덩이 쪽에 뭔가 뭉쿨하는게 예감이 안좋와 벌떡 일어서보니
헐~~ 새끼 독사 한마리가 낙엽밑에서 꿈툴꿈틀...
어미가 갓 낳았는지 행동이 굼 뜨고 도망 도 못가네요
놀란 가슴에 산등성이를 두어개 넘어 능선에 올라가 소나무 밑에 앉았습니다
빵 하나로 요기를 하고 동쪽 사면을 타고 내려가 애마가 있는 곳으로 이동중
8부 능선에서 발견한 대물 능이 버섯입니다
내 얼굴보다 큰놈을 만났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1m 정도 떨어진 곳에 두개의 능이가 또 있습니다
옆에는 조그마한 아가 능이도 자라고 있구요
위 쪽에는 서서히 생을 마감하는 능이도 보입니다
에구 ~ 아까운거
나무 뿌리밑에 숨어 있는 놈도 체포하여 배낭에 넣고 하산합니다
내려가는길, 버섯이라고 생긴것만 있으면 뭐든 예쁘게 카메라에 담아 갑니다
취하지는 않고 눈으로 만 담아 갑니다
썩어가는 고목 둥치에도 예쁜 새 생명이 자라고 있네요
밀버섯은 된장찌게에 넣어 끊이면 맛은 있는데
배낭에 넣어 가면 갓이 다 부셔져서 지져분해 지기에 오늘은 그냥 패쓰~~
후손을 남기려는지 씨방이 비상을 준비 합니다
맑은 가을 하늘 보다 더 파아란색의 용담꽃이 예쁘게도 피었습니다
나의 희망 사항 ☞ 개미 허리
많이는 아니어도 먹을만한 능이 몇송이를 취했으니 오늘 할일은 다한셈,
가을산에 들어 왔으니 단풍 놀이를 즐겨 볼까요
500고지 정상 능선 주변은 나뭇잎이 다 떨어져 앙상한 가지만 남았고
계곡 주변이나 물가 쪽엔 빨간 단풍잎이 눈에 띄게 많아졌습니다
정열의 빨간색 하트를 두개씩이나 쌍으로 날려주시는 센스쟁이 머루덩굴
"머루 나무 사랑 걸렸네"
연보라색의 쑥부쟁이 꽃도 따듯한 가을 햇살에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고
단풍색이 곱게 물든 이 나무는 이름이 뭐래요?
마치 무시무시한 공포의 대상인 바다의 무법자
식인상어 "백상아리"의 이빨을 보는듯
색상이 바랜 가지버섯
지난 여름 무더위를 잘 견뎌낸 삽주 싹도 튼실한 열매를 맺었습니다
여러분! 싸랑해요. 알랴브~~♥
국향천리(菊香千里) 인향만리(人香萬里)
십리 밖에서도 벌들이 찾아온다는 달콤한 향의 산국향기
올해는 단풍색이 아름답게 물 들것이라 하더니만 정말로 예쁘게도 들었네요
또다시 만난 파아란 우주를 닮은 꽃 "용담초꽃"
임도로 내려서기전에 만난 가지버섯 군락지입니다
대를 잘라보니 벌레도 없고 싱싱하기에 취해 가기로 하고 배낭을 벗어 놓고
본격적으로 채취해 봅니다
대충 뽑아서 한자루 담아 가지고 임도로 내려와 자리펴고 앉아
캔 맥주 마셔가며 차근차근 다듬어 봅니다
삼십 여분을 다듬고 나니 꽤나 쏠쏠 합니다
이만 하면 부모님께도 갖다 드리고 우리 먹을것도 되겠습니다
오늘의 전리품을 늘어 놓와 봤습니다
이만 하면 풍족한 셈이지요
이젠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숲속을 바라보며
내년에도 풍족한 산행물을 얻어 갈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다소곳한 쑥부쟁이의 배웅 인사를 받으며
아침에 들어왔던 산속길을 행복을 가득 안고 돌아 갑니다
레드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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