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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온 탓일까
양하 열매를 보려고 찾아갔더니 아직도 꽃이 피는 중이다
그 많던 모기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10. 20.
외계인의 눈알을 닮은 양하 열매가 보고 싶어 찾아갔던 날
쓰러져 있는 양하 줄기를 한쪽으로 치우는 순간
시커먼 어둠 속에서
분홍색 긴 혀를 쑥 내밀며 나를 쳐다보는 양하꽃과 마주쳤다
꽃잎 위에는 여름내 내게서 피를 강탈해 간 작은 모기 한 마리가
초취하게 앉아있다
지금쯤이면 꽃이 지고 열매가 맺혔으리라 판단한 내가 너무 앞섰나 하는 생각이...
이곳저곳을 다 찾아봐도 열매라고는 눈을 씻고 봐도 없다
줄기가 한쪽으로 늘어져 지붕을 만들고
가을비까지 자주 내리다 보니 생육 조건이 좋아진 모양이다
열매는 못 보고 가더라도 이왕 온 김에 꽃이라도 담아갈 요량으로 몇 장 찍는다
그간에 많은 진사들이 다녀갔는지
양하 자생지는 줄기가 부러지고 밟혀 어수선하다
도착할 때만 해도 맑았던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서둘러 두어 장을 더 담은 뒤에 자생지를 벗어난다
첫눈이 내려 소복이 쌓이면 그때 다시 찾으리
혹시나 모를 진드기가 붙었을까 봐
바짓가랑이 툭툭 털고 신발끈을 졸라맨다
양하꽃 자생지에서
24. 10. 22.
레드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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