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양하꽃

레드포드 안 2024. 10. 22.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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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온 탓일까

양하 열매를 보려고 찾아갔더니 아직도 꽃이 피는 중이다

그 많던 모기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10. 20.

 

외계인의 눈알을 닮은 양하 열매가 보고 싶어 찾아갔던 날

 

 

쓰러져 있는 양하 줄기를 한쪽으로 치우는 순간

시커먼 어둠 속에서

분홍색 긴 혀를 쑥 내밀며 나를 쳐다보는 양하꽃과 마주쳤다

 

 

꽃잎 위에는 여름내 내게서 피를 강탈해 간 작은 모기 한 마리가 

초취하게 앉아있다

 

 

지금쯤이면 꽃이 지고 열매가 맺혔으리라 판단한 내가 너무 앞섰나 하는 생각이...

 

 

이곳저곳을 다 찾아봐도 열매라고는 눈을 씻고 봐도 없다

 

 

줄기가 한쪽으로 늘어져 지붕을 만들고

가을비까지 자주 내리다 보니 생육 조건이 좋아진 모양이다

 

 

열매는 못 보고 가더라도 이왕 온 김에 꽃이라도 담아갈 요량으로 몇 장 찍는다

 

 

그간에 많은 진사들이 다녀갔는지

양하 자생지는 줄기가 부러지고  밟혀 어수선하다

 

 

도착할 때만 해도 맑았던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서둘러 두어 장을 더 담은 뒤에 자생지를 벗어난다

 

 

첫눈이 내려 소복이 쌓이면 그때 다시 찾으리

 

 

혹시나 모를 진드기가 붙었을까 봐

바짓가랑이 툭툭 털고 신발끈을 졸라맨다

 

 

양하꽃 자생지에서

24. 10. 22.

레드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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