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동학사 계곡을 따라

레드포드 안 2017. 7. 12.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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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소강 상태로 접어든 일요일 오후

과습으로 인해 불쾌 지수가 높아 집안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등 허리에 땀이 줄줄 흘러 내리기에

시내에서 30분 거리인 계룡산 동학사 계곡으로 피서겸 산책을 나서 본다



                                                 연달아 쏟아지던 폭우도 잠시 뜸한 동학사 입구는

                    산행객및 성지 순례차 나선 불자님들, 그리고 가족과 나들이 나온  피서객들의 차로 인해

                                                주차장과 음식점 앞 갓길은 초만원 이다

                                 제법 많은 비가 내렸다지만 용수천에 흐르는 물을 보니 수량은 많지않다

                                                주차장에서 동학사까지는 1.7km. 40소요  



물소리, 매미소리 들으며 계곡길을 따라 오르다 보니

쪼그리고 앉아 정성스레 돌탑을 쌓는 여인이 보이길래 한장 담아보고



한참을 오르다 보면

좌측 황적봉 정상에서 부터 암반을 타고 흐르는 폭포를 만날수 있다

평상시에는 볼수 없는 풍경이기에 몇컷 담아 본다



수량이 풍부 하였으면 멋진 비경이 나올텐데 수량이 적다 보니 빈약한 모습이다



그래도 관음봉에서 시작, 은선폭포를 거쳐

동학사 앞을 지나 박정자로 흘러 내리는 용수천 본류가 수량이 풍부하다



잠시 물가에 앉아 있었더니 어느새 흐르던 땀은 쏙 들어가고

서늘한 한기가 느껴진다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흘러 내리는 작은 폭포를 담아보니

그런대로 시원함이 묻어난다



느티나무 사이로 정겹게 나들이 하는 가족도 보이고



돌확에 담긴 느티나무 반영은 한장의 그림이다



졸졸졸 흐르는 계룡산 동학사 계곡 용수천의 여름 풍경



자연 그대로를 살려 만든 동학사 명상길은

잠시 한눈 팔다 보면 이마에 혹이 생길수 있으니 조심 하시길



관음암 앞에 있는 소(沼)는 물색이 초록이라 깊이를 가늠하기 어렵다

늦가을에 보면 물속에 하얀 동전이 수두룩하다

아마도 소원을 빌며 던진 동전 이겠지만



관음암 돌담길에도 지나간 세월 만큼이나 파아란 이끼로 덮였다  



어느 어머니의 소망이 달려있는 무지개색의 작은 연등은

하늬 바람에도 그네를 탄다  



단청색이 고운 길상암을 돌아드니



또 한무리의 작은 소망들이 얼굴을 마주한다

그 소원 모두 이루게 해주세요^^



연인들이 손잡고 사랑을 속삭이며 걷기에 좋은 길은 덕수궁의 돌담장 길이고

가족의 건강과 행운을 빌며 걷는 길은  관음암 돌담길이다



불가에 몸을 담고 있자니 바깥 세상이 무척이나 궁금 했었나보다

담장 너머로 사알짝 얼굴을 내미는 다알리아와 수국꽃 




물가에 앉은 검은물 잠자리,

또는 귀신 잠자리 라고도 부른다



용수천의 동학정

가을에 단풍이 물들면 최고로 멋진 포스팅 장소이다



너른 암반 위로 흐르는 물은 속살이 보일 정도로 깨끗하다

후꾼 거리는 신발을 벗고 시원하게 발이라도 담갔으면 싶다



풍류객들이 새겨 놓은 글귀가 어른 거리는 물빛에 선명 하지가 않다



된장잠자리가 눈에 많이 띄는건 여름이 깊어 간다는 징조다



화단에 홀로 피어있는 동자꽃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만큼이나 외로워 보인다



동자꽃과 된장잠자리를 한컷에...



제철 맞아 소담스레 꽃을 피운 일월 비비추도

달콤한 꿀향기로 벌나비를 불러들여 소기의 목적을 이룬다



쉬엄 쉬엄 걷다 보니 어느새 동학사 대웅전 앞이다

대웅전 뒤로는 계룡산의 모든 곳을 볼수있는 전망 좋은 삼불봉이 있다 



동학사에서 바라본 황적봉



동학사는 비구니 스님들의 절집이며 승가 대학이 있다



이날은 서울 봉은사 신도들이 성지 순례차 많이 찾아와

고요하고 정숙하던 동학사 경내가 순식간에 왁자지껄 떠들썩하다



절에서 제공하는 시원한 매실차 한잔으로 목을 축이고

잠시 쉼을 한뒤에



오랜 세월 세속의 모진 풍파를 이겨낸 동학사 3층 석탑을 뒤로 하고

 동학사 계곡을 따라 흐르는 용수천을 벗 삼아

주차장으로 발길을 돌린다 

 


                                                 한때는 수백명의 먹거리를 해결하는데 큰 일익을 담당 했었을 맷돌 하나

                                       낡고 쓸모 없어졌다고 야산 한쪽에 던져 놓아 파란 이끼들의

                                                                  보금자리가 되었다

                                      그래도,  그 누구 하나 원망하지 않으며 묵묵히 대웅전을 향해

                                                         하루도 빠짐없이 예불을 드린다

                                                             " 나무아미타불 관세움보살 "

                                                                         2017. 7. 9

                                                                          레드포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