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나게 널 사랑해 / 詩 이채
1
꽃 지던 날에도 슬프지 않았고
낙엽 지던 날에도 쓸쓸하지 않았는데
널 알고부터 널 만나고부터
난 왜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어
캄캄한 밤길에도
네 생각만 하면 어둡지 않았어
저만치 불빛이 길을 밝혀 주었고
언제나 넌, 날 향해 촛불 하나 켜고 있었지
눈물 나게 널 사랑해
그날 복잡하지도 않은 그곳에서
슬그머니 네 발을 밟았을 때
바보야 넌, 내가 실수한 거라 생각했니
눈물 나게 널 사랑해
언젠가 잘못 걸었다며 전화기 들고
횡설수설하던 나 아직도 기억하고 있겠지
바보야 넌, 내가 잘못건 전화로 알고 있니
네가 별이라면
밤마다 창가에 앉아 널 바라보겠어
그러다가 네가 보이지 않는 밤이면
이름 모를 작은 풀꽃이라도 되어
비로 내리는 네 그리움에 젖어들고 싶어
길을 걷다가도 네가 보고 싶고
꿈속에서도 널 만나고 싶은데
바보야 너, 정말 내 맘 모르겠니
눈물 나게 널 사랑한다는 걸
2
안개 자욱한 날이면
뿌연 유리창에 이름을 쓰고
파도가 푸른 날이면
하얀 백사장에 이름을 쓰고
홀로 깊은 밤이면
빈 가슴에 이름을 쓴다
세상에 많고 많은 이름 중에
오직 하나 밖의 이름, 그 이름을 쓰고
그리고 그 다음..
한 번도 하지 못한
언제나 눈을 감고 속으로만 하는 말
.
.
눈물 나게 널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