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모 산악회에서 황매산 철쭉 산행을 한다기에 함께하기로 했다
날씨도 좋았고 기온도 적당해서 철쭉꽃이 만개했으리라 예상을 하고 산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2019. 5. 5.일요일.
아침 일찍 떠난 산행버스는 휴게소에서 한차레만 쉼을 한뒤 곧장 달려
황매산 2.5km 남은 거리에서 멈쳐섯다
오고가는 버스와 자가용의 긴 행렬로 인해 일찍 도착하긴 글렀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신기도 없는 내 추측이 맞아 떨어졌다
기다리고 기다린 끝에 거북이 걸음으로 2.4km 황매산 입구 주차비 받는곳 까지 걸린 시간은 3시간...
그것도 버스로 못가고 중간에 내려서 셔틀버스 정류장까지 400m를
숨이 턱에 닿도록 뛰어서 도착
간신히 셔틀버스(요금 2,000원)를 타고 은행나무 주차장에서 내렸다
은행나무 주차장에서 바라본 오토캠핑장및 모산재로 가는 능선의 철쭉꽃
중간에서 회차를 시키기에 망정이지
올라 오는대로 다 받으면 황매산은 말 그대로 온통 주차장으로 변할판...
그래도 활짝 핀 철쭉꽃이 있어 반갑다
도착 하자마자 점심부터 먹는다
12:30분에 도착했는데 3시까지 내려 오라하니 남은 시간은 2시간 남짓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맛도 모르고 흡입을 한다
젠장 군대생활 할때도 이렇게는 안 먹어봤다.헐~~
대충 우겨넣은 김치와 밥알이 뱃속에서 스트라이크를 일으킨다
잠시 쉬어가라고, 자기네도 소화시킬 시간을 달라는 거지.
허나 시간이 금쪽보다 귀한데 어쩌랴
항문으로는 방귀가 뿡뿡나와도 갈길이 머니 그냥 모른채 철쭉꽃 밭에다
가스 세레를 퍼붓고 산등성이로 내달린다
내 뱃속이야 어찌되든 간에 황매산 철쭉꽃은 참말로 이쁘고 이쁘더라
헌데 다 폈으리라 하고 올라왔는데 야 들은 뭐꼬?
이란 된장맞을!
핀 것보단 안 핀것이 더 많더란...
시간이 없으니 푸념해 봤자 내 입만 아플테고
꽃이 핀 곳을 찾아 휑하니 내달린다
마침 황매산이 조망되는 곳에 아름답게 핀 철쭉꽃 한무더기를 만나 그나마
이 한컷이라도 건졌다
발아래 사는 민초들이야 여기는 활짝 폈으리라 생각하고 달려 왔겠지만
황매평전은 그리 호락호락하게 꽃을 보여주는 곳이 아니었나 보다
잠시 오르다 뒤돌아보니 주차장 주변만 꽃이 활짝 피었다
그러고 보니 일간지에 대문짝 만하게 황매산 철쭉꽃이 만개했읍니다 라고 기사를 쓴
기자 넘들은 요기까지만 와서 보고설랑 기사를 썼나보다
나쁜 거시기들 같으니라구.ㅎ
우야든 간에 난 꽃을 보러 왔으니께 보고 가면 그만이구~~
철쭉제단 앞에 이르니 제법 화려하게 핀 철쭉꽃이 나를 반긴다
그려 뭐 떡 본김에 제사 지낸다고 이참에 예서 꽃이랑 실컨 놀다 가보자
이쪽 저쪽 눈 닿는대로 카메라 셔터를 눌러 댄다
큰 돈 드는거 아니니
이참에 막 찍어 보는거다.ㅎ
그래도 작가라는 사람들은 꼭두새벽부터 와서 좋은 자리 차지하려고 난리 부르스 라는데
나는 오후에 도착해서 그럴 사람이 없으니 그나마도 불행중 다행이다
이리보나 저리보나 분홍의 철쭉꽃은 지천에 있으니 아무리 못찍어도 몇장은 건지겠다 싶다
철쭉꽃 제단에는 몇 사람만 오갈뿐이고 바람에 날리는 깃발만 한가롭다
기왕에 왔으니 이렇게 활짝 핀 꽃이라도 담아 가야지
조망이 좋은 곳에서 담은 황매산 철쭉꽃
은행나무 주차장엔 아직도 차와 사람으로 붐비고
산불감시 초소가 있는 전망대에는 많은 인파가 올라가고
모산재로 이어지는 철쭉길엔 생애 첫 인생샷을 남기려는 산행객들로 붐비고
오전보다 오후가 되니 미세먼지가 사라져 조망이 좋와졌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강박감에 철쭉제단을 한장 담고 황매 평전으로 내달린다
황매산 등산 코스중에 하나인 누룩덤/칠성바위 코스
기암이 예쁜 산행길이다
한주만 늦게 왔어도 저 넓은 평전이 붉은 철쭉꽃밭으로 변해 있을텐데...
누룩덤 코스를 당겨본다
째깍 째깍 들려오는 시계의 초침소리가 나를 더욱 조급하게 만든다
그래!
얼른 황매평전으로 가서 붉은 철쭉꽃밭을 보고 내려오자
유일하게 남아있는 진달래꽃 한송이가 더욱 애처로워 보인다
2번째 찾아온 황매산
지난번에도 정상에는 올라가 보지도 못하고 철쭉꽃밭에서 사진 몇장 찍다 되돌아 갔는데
오늘도 또 똑같은 코스를 걷고 있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황매평전 가는길에 잠시 뒤 돌아보니...
아하!
천상에 화원이 여기로구나!
좁디 좁은 오솔길을 어깨 부딫치며 지나다 보니
S자로 생긴 벚꽃길이 내 시야에 들어온다
벚꽃철에 와도 한 컷은 건지겠다 싶다
오전에 극심하던 안개와 미세먼지가 차츰 사라지니 시야가 좋와진다
산 마루를 넘나드는 바람으로 인해 황매평전에 날씨는 굿이다
산청군 신촌주차장쪽 내려가는 길에도 철쭉꽃이 한창이다
언젠가는 꼭 한번 포스팅을 해 보고 싶은 바위와 조망
덕유평전 사거리에도 많이는 아니어도 조금은 핀 철쭉꽃이 보인다
하산 시간때문에 더 이상 앞으로는 못 가고 덕만주차장으로 하산 하기로..
하산하며 본 모산재 가는 능선의 철쭉꽃
연초록의 상큼한 봄 색깔에 어울리는 파스텔 톤이다
은행나무 주차장으로 하산하는길
보기 드물게 하창한 봄날이어서 마음까지도 상쾌. 통쾌다
저지대에는 이제 거의 끝날 무렵인 하얀 조팝나무가 마치 기다렸다는듯
나를 반긴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황매산 철쭉산행
다음에는 기필코 시간 여유롭게 가지고 찾아와 황매산 정상에 도전하리라
오랜 줄서기와 기다림끝에 셔틀버스에 몸을 싣고 덕만주차장으로 향한다
다음에 찾아올땐 꽃피는 시기를 잘 알아보고 찾아오리라
2019. 5. 5.
레드포드
'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개속에 숨어버린 설악산 토왕성폭포 (0) | 2019.05.20 |
---|---|
아쉬움이 남는 지리산 바래봉 철쭉 산행 (0) | 2019.05.15 |
아담 하면서도 잘 늙은 절 천년고찰 "화암사" (0) | 2019.04.14 |
진도 동석산 봄꽃 산행 2 (0) | 2019.04.07 |
진도 동석산 봄꽃 산행 1 (0) | 2019.04.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