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보성군 겸백면 초암산으로 철쭉꽃 산행을 다녀왔습니다
2018. 5. 5. 토요일. 흐림. 12~24℃
산행코스 : 수남주차장-초암산-밤골재삼거리-철쭉봉-광대코재-무남이재-수남주차장
11.5km. 4시간 소요
대전 충일산악회 회원들과 함께
11:00 수남 주차장에 도착, 산행시작
"초암산"
초암산의 과거 이름은 금화산이었으며, 산 중턱에 약 3백평 정도의 평지가 있는데
금화사의 옛터이다
백제때 세워진 절 금화사는 한때 대찰이었으나 절에 워낙 빈대가 많아
절을 몽땅 태워 버렸다고 한다
차로 유명한 보성군은 철쭉 명소이기도 하다
전국 최대의 철쭉 군락지인 일림산, 제암산이 있고, 2007년부터 알려지기 시작한
초암산이 있다
초암산 철쭉은 정상 부근부터 철쭉봉 주변까지 2.5km 거리의 능선이 군락지다
철쭉 만개 시기는 4월말에서 5월초이며, 초암산, 일림산, 제암산 순으로 만개한다
80여대의 자가용과 산행 버스가 찾아와 주차한 수남주차장
타 산악회원들과 섞여서 앞서거니 뒷서거니
한참을 오르다 보면 완경사와 급경사로 갈라지는 우회등산로가 나온다
우측 급경사 계단을 오르면 흔들바위 전망대가 나온다
등산로에서 만난 개옻나무 순
시들어가는 병꽃
등로길에 활짝 핀 철쭉을 보니 군락지의 풍경이 궁금해
저절로 발걸음이 빨라진다
등로를 가로 막은 두 바위사이를 통과하니
갈참나무 끝에 매어달린 빨간색 과일 비스무리한게 보인다
뭘까?
등허리에 땀이 축축할때쯤 저만치 초암산 정상의 바위가 조망되고
부드러운 황토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발바닥의 피로도 덜해 산행하기에 좋다
일주문처럼 생긴 두 바위문을 통과하니
붉은색의 철쭉 무리가 우리 일행들을 반긴다
바람도 없는 날씨에 살짝 구름이 드리웠고
먼저오른 산행객들은 아름다운 주변 풍경에 도취된다
한무리의 활짝 핀 철쭉꽃을 한장에 담고
앞으로 가야할 방향인 밤골재와 철쭉봉, 그리고 광대코재를
한눈에 스캔해 둔다
초암산 정상 표지석
여기서부터 저기 보이는 첫번째 봉우리까지 2.5km가 철쭉 군락지인데
붉게 핀 철쭉이 안보이는건 왜 일까?
일단 정상 바위에 올라 정상에서 보이는 주변 산들을 파노라마로 담아본다
철쭉 제단 방향
좌측에서부터 철쭉봉, 밤골재, 광대코재와 주월산과 방장산 방향
남,서쪽 보성읍 방향
철쭉제단 주변은 먼저 오른 산행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점심을 먹고
일행과 떨어져 외톨이가 된 이몸은 홀로 풍경을 담기에 바쁘다
정상 바위위에는 멋진 추억을 남기고자 사진 찍기에 바쁜 님들뿐
며칠전에 몰아친 한파(寒波)로 인해 군락지 전체가 동해를 입어
활짝폈던 철쭉꽃이 하루 아침에 다 떨어져서 볼품이 없다
그나마 사진에 담아 올수 있었던것은 바람이 덜탄 남쪽 방향에 있던 꽃들이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다음 목적지를 향해 수남삼거리로 이동한다
옆에 계신분에게 부탁하여 나도 인증샷을 남겨본다
철쭉꽃 하나없는 정상 보단, 이곳이 사진 찍기에는 그나마 낫다
아쉬운 마음에 초암산 정상을 한번 더 담고
정상에서 0.1km 의 거리를 되돌아 내려와
수남삼거리에서 철쭉봉쪽으로 산행을 계속한다
초암산은
정상에서 철쭉봉까지 긴 능선이 붉게 물드는 철쭉군락지였으나
강력한 꽃샘 추위에 얼어죽어 지금은 살아 남은 몇 안되는 꽃들만 듬성듬성 남았다
"몰상식한 인간들의 추태"
정상까지 비 좁은 산행길을 산악용 자전거로 올라오며 철쭉나무를 짓밟는것도 모자라,
위험하게도 정상의 바위 위로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 기념샷을 찍는다고
소란을 떠는, 라이딩하는 패거리들이 꼴 사나워 카메라에 담는다.
"제발 좀 산행 에티켓을 지킵시다 여러분"
아직도 떠들썩한 정상을 뒤로하고
외로워 보이는 바위위에 홀로 서있는 나무곁으로 다가가
간단히 준비해 온 점심 보따리를 푼다
좋은곳에서
맛나게 점심을 먹게 해준 전망좋은 바위를 다시 한번 눈에 담고
철쭉꽃 곱게핀 철쭉 능선을 지난다
철쭉꽃 사잇길로 한참을 오르다 뒤돌아보니
한파 피해를 덜 입은 한무리의 철쭉꽃이 천상의 화원으로 변했다
그 안에 내가 있다
신갈나무에 걸린 거미줄은 오늘도 공탕인가 보다
화려했던 생을 다하고 고개를 숙인 철쭉꽃 한송이
어쩌면 우리네 인생도 저러하리니....
걷다보니 어느새 밤골재 삼거리, 초암산 정상에서 1.1km 거리이다
철쭉봉 중턱에서 왔던길을 뒤돌아보니 정상이 아득하니 멀어졌고
철쭉봉 정상엔
화려한 꽃 대신에 먼저 도착한 산객의 스틱만 꽂혀있다
철쭉봉에서 광대코재 가는 내리막길
1.9km구간
철쭉꽃이 터널을 이룬 산행로에는 간간이 살아 남은 꽃들이
지친 나를 반긴다
조망이 트인곳에서 바라본 주월산 9(557m) 정상,
저산 뒤로는 보성의 득량만이 조망된다
광대코재로 가는길에 일행들을 만나 이야기꽃을 피우며
천상의 화원 꽃길을 걷는다
날씨가 무덥고 바람도 없다.
더우니 생각나는건 시원한 아이스 맥주다
허나, 캔맥주 달랑하나 가져온건 점심 먹을때 마파람에 게눈감추듯 먹어치웠으니
생각나고 갈증이 나도, 참고 내려가는수밖에..
잠시 숨고르기하고
다시 일어나 마지막 고개 광대코재로 향한다
참꽃이라면 한입 가득 따서 먹고 싶다는...
헐떡이며 올라온 광대코재,
초암산 정상에서 3.8km 거리이다
여기서 무남이재 까지는 1.6km 거리의 비탈길이다
경사 급한 비탈길을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발에 힘을 줬더니
다 내려가서는 종아리에 쥐가 나서 한참을 고생해야했다
하산하다 잠시 숨고르기하며 바라 본 주월산과 보성 득량만,
해무로 시야가 안좋다
오늘 산행중에 처음 본 연분홍의 철쭉꽃
나는 붉은색 보다는 이 연분홍꽃이 더욱 사랑스럽고 예뻐 보인다
무남이재에 도착한것이 14:20분
여기서 수남 주차장까지는 4km. 1시간 거리를 차도로 걸어가야 한다
산길을 걸을때 보다 더 피곤하고 덥고, 지루하다
올때만해도 흐드러지게 핀 철쭉꽃을 보려니하고 기대가 컸었는데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그래도 겨울 내내 늘어난 뱃살이 조금은 빠졌으려니 하는 희망을 가진채
다시 내년을 기약하며 오늘의 초암산 철쭉산행기를 마친다
2018. 5. 5.
레드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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