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태풍 나크리도 두렵지않았던 계룡산 여름산행

레드포드 안 2014. 8. 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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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 나크리의 북상소식..바람은 잦아들었지만 비는 내리다 말다를 반복하며 어줍잖은 날씨를 보인다

         하지만 태풍덕에  긴가뭄끝에 단비라도 흠씬 뿌려줬으니 이아니 고마울수가...

         계룡산에는 비가 제법내렸을터, 은선폭포의 멋진비경이 눈앞에 아른거려 번개불에 콩구어먹듯 배낭속에

샌드위치 두쪼각,캔맥주하나, 보온병에 따듯한 커피한통, 그리고 생수한병을 담아가지고는 계룡산으로

달려간다. 막상주차장에 도착하니 9시 조금 넘었는데 비가 제법 쏱아진다. 이를 우야노~~

10여분을 기다려봐도 그칠 기미가없다. 이왕온것 되돌아가긴 그렇고 우비입고, 우산하나 들고 올라가보기로한다

 

 

매표소를 지나니 용수천 계곡엔 제법많은 물이 흘러간다. 이를 카메라에 담고자 동학사까지 계곡을 끼고 오르기로 한다

 

 

비가내려서 그런지 산에 오르는 등산객은 별로없다. 어쩌다 눈에띄는 사람은 피서차나온 동학사 관람객들만..

 

 

피어오르는 물안개와 온도차로 인한 김서림때문에 연신 카메라 렌즈를 닦아내야하니 보통귀찮은 일이 아니다

 

 

바위가 미끄럽다보니 조금만 헛디뎌도 물에 빠지거나 엉덩방아 찧기는 다반사다.ㅎ

 

 

그래도 요란스레 흘러내리는 물줄기를 보면 또 카메라를 들이댄다.

            블로그에 올려놓고 더운날 들여다보면 가슴속까지 시원해지니까

 

 

누가 쌓았는지? 꽤나 공을 들인 솜씨다 

 

 

우비를 입고있어 등허리엔 땀이 줄줄 흐르지만 계곡물은 보고 있노라니 눈과 마음은 시원타못해 추위를 느낄정도다

 

 

재잘거리며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니 시한수가 떠오른다

              " 청산은 나를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탐욕도 벗어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이쪽, 저쪽 계곡에서도 실폭포수가 되어 흘러내립니다

 

 

물만 쳐다보다간 하루해가 다가겠습니다. 어여 산행길로 들어서야지요

 

 

연인끼리의 다정한 모습이 보기좋습니다

 

 

성황당을 지나니 산행길에 오르신분을 처음 만났습니다

 

 

길상암 앞에는 비구니 스님이 키우신 노란색과 분홍색의 다알리아꽃이 아름답게 피었습니다

 

 

평상시에 이길을 지날때면 꼭~ 이곳 담소바닥을 쳐다보곤했는데.. 왜그런지 아시나요?

물속에 백원짜리,오백원짜리 동전들이 수북이 가라앉아 있더라구요. 소원이 이루어진다나 뭐라나.ㅎㅎ

 

 

미타암 담장에도 남몰래 돌담너머로 속세를 내다보려는 새빨간 다알리아꽃이 있었으니...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동학사 대웅전앞 계곡수

 

 

어느누가 관심조차 주지않았어도  꺼꾸로 매달여 오고가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안겨주는 돌담길의 나리꽃한송이

 

 

이슬비가 내리는길을 걷다보니 드디어 동학사  대웅전앞에 도착했습니다

 

 

비구니 스님들의 수행도량인  동학사 대웅전으로 올라보실까요

 

 

마당한켠엔 스님을 닮았는지 청초하기 이를데없는 수련꽃이 아름답게 피었습니다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많은분들이 오셔서 예불을 드리고 있네요

 

 

연꽃무늬 석등밑에는 아기 동자승들의 불상이 모셔져 있고요

 

 

대웅전 앞 뜰에는 귀가떨어져나간 3층석탑이 떡하니 자리하고있고

 

 

긴세월 한자리를 지키고있는 석탑위에 무수히 던져놓은 저 동전속에는 무슨염원들이 담겨있을까요?

 

 

동학사 대웅전을 돌아보고 다시 은선폭포를 향해 계곡길을 올라갑니다

 

 

한참을 오르니 합수폭포가 눈에 들어옵니다. 양쪽 골짜기에서 내려오는물이 합쳐지는곳으로 멋진쌍폭을 보여줍니다

 

 

평상시엔 없었던 폭포가 이번에 올라온  태풍 "나크리"로 인하여 여러곳에 생겨났습니다

 

 

뿌리도 아니고 몸통도 아닌것이 영어 알파벳 B를 뒤집어 놓은것처럼 보입니다

 

 

은선폭포 못미쳐 전망대에서 바라본 "쌀개봉"엔 안개가 덮여있네요

 

 

이곳이 계룡산의 보물인 "은선폭포"입니다

 

 

명주 실타래를 풀어내린듯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흘러내리는 은선폭포는 태풍 나크리가 만든 비경중에 비경입니다

 

 

발길돌리기 아쉬운마음에 한번더 눈에담고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산행길을 관음봉을 향해 올라갑니다

 

 

예전에 은선대피소가 있던 자리를지나 계속 전진합니다. 누가 오라는것도 아닌데 태풍속에 계룡산은 왜오르는지..ㅎ

 

 

올라갈수록 안개가 짙어지고 어둑컴컴해서 분위기가 묘합니다.혹 처녀귀신이라도 나올까봐.ㅋㅋㅋ

 

 

은선폭포에서 30여분을 헐떡이며 올라오니 "관음정"엔 남매탑쪽에서 오르신 몇분의 산객들이 자리하고있네요

 

 

비가 계속 내리기에 정상인증샷은 찍지못하고 정상석을 담아오는걸로 대신합니다

 

 

비와땀으로 젖은옷은 입고있으니 정상으로 불어오는 바람때문에 갑자기 한기가 찾아옵니다

배낭속에 가져온 따끈한커피와 샌드위치로 점심을 대신하고 왔던길로 되돌아갈까? 아니면 남매탑쪽으로내려갈까

한참을 고민하다 이왕 올라온것 계룡산을 한바퀴 돌아보자는 욕심으로 삼불봉을 지나 남매탑쪽으로 하산길을 잡습니다

 

 

삼불봉으로 하산하는 산행길은 이렇게 긴철계단을 몇군데 통과해야하는데 낙뢰시에는 대단히 위험합니다

 

 

안개비때문에 그좋은 경치구경은 물건너 갔습니다

 

 

대신 절벽위에 소나무가 멋진그림을 보여주는걸로 만족할수밖에 없네요

 

 

날씨가 좋을때 이전망대에 서서 내려다보면 대전시내가 보이곤 했는데...

 

 

비맞은 스님처럼 혼자 궁시렁 궁시렁대며 안개속을 헤쳐나갑니다

 

 

간혹가다 이렇게 버섯파티를 하러가는  민달팽이라도 만나면 반갑워서 카메라를 꺼내 얼른 담아봅니다

 

 

고산지대라 그런지 아직도 꽃이 싱싱한 계룡산의 "산수국꽃"입니다

 

 

삼불봉을 오르기엔 위험한 날씨라 그냥 패스하고 남매탑으로 내려왔습니다

 

 

날씨가 좋왔다면 점심먹을때 북적였을 상원암도 태풍 나크리의 영향으로 찾는이가 아무도 없네요

 

남매탑을 한바퀴 돌고나서 하산길을 정하는데 이번엔 경사지고 미끄러운 돌계단뿐인 동학사쪽보다는 거리는 좀 멀더라도

 완만하고 돌계단이없는 천정골 탐방지원센타쪽으로 하산하기로 한다. 내려오는 도중 한두명의 오르는 산행객을 만났을뿐

아무도 없는길을 호젓하고 여유롭게 우산을 들고 하산한다. 오랜만에 나홀로 빡센산행을 해본 날이었다.

산행코스 : 동학사탐방지원센타-동학사-은선폭포-관음봉-자연성능-삼불봉삼거리-남매탑-천정골삼거리-천정골탑방센터

산행거리 : 총 9km. 5시간 30분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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