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복수초 꽃 봄을 알리다

레드포드 안 2024. 2. 13.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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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파아란 하늘과 하얀 구름이 예뻤던 어제 오전

복수초 자생지를 찾았다

2.12.

 

 

지난번 보다 많이 피었더라

아직은 낙엽속에서 웅크리고 있는 꽃대가 더 많았지만...

 

 

점차 낮기온이 오르면 더 많은 꽃들이 올라올 텐데

그새를 못 참고 또 자생지를 찾았다

 

 

오후 1시가 넘어가니

여러 명의 남, 여 진사들이 발걸음해 찾아온다

 

 

개중에는 돗자리를 깔고 엎드려 꽃을 담는 진사들도 보인다

자생지를 초토화시키는 행동이다

 

 

어떤 이는 꽃에 스프레이로 물을 뿌리고 촬영하기도...

 

 

어느 중년의 여자는 검은 비닐봉지에 복수초를 마구마구 캐서 담는다

왜 캐냐고 물으니 자기 집 정원에 심으려고 한단다

 

 

복수초 자생지가 알려지고 나니 별의별 사람들이 다 찾아오지만

순수하게 사진으로만 담아 가는 사람은 몇 명 안 된다

 

 

낮은 기온과 햇살 부족으로 아직 꽃을 못 피운 개체수가 많지만 

인간들이 깔고누운 돗자리 밑에서

예쁘게 꽃도 펴보지 못하고 꽃대가 부러져 죽어가는 꽃들을 보면 

속으로 울화가 치미는 건 나만이 느끼는 감정만은 아닐 것이다

 

 

해마다 자생지의 야생화 개체수가 줄어드는 건 

순전히 인간들의 만행 때문일 것이다

 

 

우리 모두 각성하자

작품도 좋지만 최소한의 생태계 파괴는 하지 말자

 

 

작은 삼각대하나 들고 찾아온 나도 

한발 한발 옮길 때마다 혹여나 야생화를 밟을까 조심을 하며 미안해하는데...

 

 

이런저런 꼴들 보기 싫어 사람들 많이 몰리는 곳은 

잘 가지 않는다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기척소리가 들리는 걸 보니

또 한 무리의 진사들이 찾은 듯 고요한 산속이 갑자기 시끄러워진다

 

 

얼른 몇 장 더 담고 하산해야겠다

 

 

다음 주 정도면 거의 50% 완개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아직 벌, 나비도 찾지 않은 계곡에

인간들의 발자국만 어지럽게 자리한다

 

 

 

 

 

 

춘설(春雪)이라도 내리면 그때 다시 찾으리

 

 

어느 노(老) 진사 저질러 놓은 야생화 자생지 파괴 사진입니다

활짝 핀 꽃을 꺾어다 땅에 꽂고 스프레이로 물을 뿌려 사진을 찍은 모습입니다

어찌해야 할까요

24. 2. 12.

레드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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