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적봉에 자생하는 숙은처녀치마를 보기 위해
한파가 덮친 덕유산에 올랐습니다
23. 4. 8.
구름 많음. 강풍. 한파. 영하 5도.
설천봉 레스토랑
일기 예보를 듣고 겨울 옷으로 중무장하고 왔지만
옷깃을 파고드는 한파에 손이 시리고 향적봉 오르는 길은 상고대가 하얗게 피었다
겨울왕국으로 변한 북서쪽 사면은 온통 상고대로 하얗게 덮였다
살 속을 파고드는 강풍에 나뭇가지에 붙은 상고대가 후드득 떨어진다
좀처럼 볼 수 없는 풍경이기에 손가락이 시려도 여러 장 담아 본다
데크길에도 눈과 얼음이 얼어있어 매우 미끄럽다
바람의 방향에 따라 상고대가 생겼다
간간이 햇살이 나오고 낮 기온이 오르기 시작하니
하나, 둘 상고대가 녹아서 사라지고
벚꽃이 한창인 저 아래쪽 안성면 지역은 날이 갈수록 푸르름이 더해가는데
덕유산의 정상 향적봉에는 아직도 동장군이 물러나지 않았다
장갑 낀 손이 얼어 올 때쯤 향적봉에 도착했다
덕유산 정상 향적봉에서 바라본 설천봉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산행객은 별로 없다
4월 말까지는 산불발생 예방기간이라
설천봉 ~ 향적봉 대피소, 향적봉 ~ 백련사 까지만 산행이 가능하다
초록색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봐도 한 포기도 없다
저 멀리 삿갓봉, 남덕유산과 서봉이 조망된다
아직은 잔설이 남아 있는 향적봉 정상에서
5월 초나 돼야 중봉을 거쳐 남덕유산까지 산행이 가능하다
아직도 동면에서 깨어나지 못한 덕유산
인적이 없는 야생화의 보고 덕유산의 중봉
이제야 버들강아지가 꽃을 피우는 향적봉 대피소의 봄
숙은처녀치마를 보기 위해 향적봉 대피소 주변으로 향한다
얼은 땅을 뚫고 싹을 틔운 원추리 새싹
몇 개체 보이는 숙은처녀치마는 아직도 꽃망울이 요지부동이다
4월 말쯤이나 꽃을 피울 듯...
대피소 담벼락에 붙어 싹을 틔운 수리취는 뽀얀 살결을 자랑한다
덕유산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현호색은 갑자기 불어 닥친 한파에
꽃잎이 절반은 상해버렸다
눈 속에서도 끈질긴 생명들은 새싹을 밀어 올리고 있다
버들강아지를 뒤로 하고 향적봉으로 다시 올라간다
설천봉으로 하산하며 다시 볼 수 없는 상고대가 있는 풍경을 담는다
상고대가 만들어 논 걸작품
구름이 걷히고 햇살이 내려앉으니 상고대가 녹아서 떨어진다
향적봉 돌탑
상고대가 일품인 덕유산의 생강나무
그림 같은 풍경을 담으며 설천봉으로 ~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
추위에 관광객조차 없어 한가한 설천봉의 상제루
더 있으려 해도 강풍과 추위에 손이 시려서
곤돌라 탑승장으로~~
지난 겨울엔 스키족으로 북적이던 긴 슬로프엔 잔설만 남았다
쾌청한 하늘엔 흰구름만 두둥실 흘러가고
강풍에 춤을 추는 곤돌라에 탑승, 무서워 문 손잡이를 꼭 잡은 채 덕유산에 작별을 고 한다
5월에 다시 찾아오마고~
23. 4. 8.
레드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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