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시

[스크랩] 고독마저도 차라리 아름답다

레드포드 안 2011. 12. 2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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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마저도 차라리 아름답다

/ 雪花 박현희 

 

 

내 영혼 위에 고독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졌기 때문일까.

아무리 발버둥치며 달아나려 해도

올가미에 걸린 슬픈 사슴처럼

고독으로부터 단 한 발짝도

도저히 벗어날 수가 없다.

쏟아지는 비를 맨 처음엔 피하려 뛰어보지만,

차츰 옷이 젖고 마음까지도 흠뻑 젖은 후엔

아예 내리는 빗속에 몸을 맡기듯이

고독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깨닫자

어느 순간 오히려 고독을 즐길 줄 아는

삶의 지혜를 터득하게 되었다.

길게 드리워진 고독의 그림자는

내 영혼을 시시때때로 무겁게 짓누를지라도

자아를 깨우는 고독을 통해

내면의 성숙과 영혼의 자유를 갈구하기에

이토록 가슴 저리고 슬픈 고독마저도

내겐 차라리 아름답다.

 


 

 
 
출처 : 추억의 책장을 열면
글쓴이 : 설화 박현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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