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수정초
나도수정초를 보려고 나 홀로 먼 길을 다녀왔습니다.
작년보다는 일주일이나 빨리 찾아갔더니
아직은 낙엽 속에서 얼굴만 빼꼼히 내밀고 나를 반기더군요.
반가운 마음에 삼십 도가 넘는 폭염에 행여나 열사병이라도 걸릴까 봐
이불을 살짝 걷어 주었습니다.
다른 님들이 갔을 때 밟지 말라고 표시를 해 놓았습니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마치 숲 속을 감시하는 cctv 같았습니다

여리디 여린 가냘픈 몸매로 간신히 일어서기한 모양새입니다

아직 머리도 가누지 못하는 어린 개체들입니다

손대면 부러질 것 같아 눈으로만 보고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정상적인 외계인 눈알을 보시려거든
다음 주 수요일 비가 내리고 나서 가시면 제대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만난 것 중에 제일 큰 대주
일곱 송이입니다


낙엽을 뚫고 올라오면 벌레들이 달려들어
꽃과 잎을 갉아먹습니다

숲 속의 파수꾼 '나도 수정초'


고개를 숙이고 있기에
노란 금테를 두른 파란색 눈을 못 담았습니다

아직은 어려서 꽃대가 연약해
다음 주 내린다는 전국적인 비소식에 견딜까 모르겠습니다

경기도 안성 서운산 어느 골짜기에서
5. 16.
레드포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