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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나무 사이로 멋진 일출을 담으려고 새벽에 달려갔건만
심술쟁이 구름은 동쪽 하늘을 까맣게 덮었다
논산시 부적면 마구평리
9. 27.
농로에는 가을의 상징 코스모스가 만발하고
새벽같이 달려온 몇 명의 진사들만 혹시나 하고 일출을 기다려 보지만
예고도 없이 다가오는 기차는 얼마나 빨리 지나 가는지 제대로 담지도 못하고
논산의 명산, 계룡산은 안개와 구름에 가려 얼굴도 안 보이고
희뿌연 안개는 긴 선로 위로 살포시 내려앉는다
어느새 황금색으로 물들어 가는 황산벌에도
알알이 여물어 가는 벼이삭이 무거워 고개를 숙인다
오랜 기다림 끝에 부부나무 하트 사이로 일출 아닌 일출을 담고
초가을 대지를 뒤덮는 황금색 태양빛에 초점을 맞춰본다
햇살이 퍼져나가니 안개도 피어 오르고
기적소리와 함께 나타난 통근 열차를 담아 본다
여수발 KTX 도 새벽 공기를 가르고 새벽잠에 빠진 승객을 싣고 서울로 달린다
평화롭고 따스한 황산벌의 아침
오늘은 왠지 나도 기차를 타고 가을 여행을 떠나고 싶다
따스한 아침 햇살에 분홍 드레스를 말리는 듯...
일출보다는 이런 풍경이 더 가을 답다는...
볏잎에 내려앉은 아침 이슬은 하얀 구슬이 되어 빛나고
어느새 해는 중천에 떠 오르고
부부나무와 코스모스 길을 마지막으로 담고 다음 목적지인 강경으로
강경 미내다리에서 아침 해를 담는다
22. 9. 27
레드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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