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부터 소리없이 내리던 봄비는 일요일 아침 10시가 넘어서야 서서히 그쳐가고 있었다
하릴없이 거실에서 뒹굴거리던 나, 갑자기 대둔산 계곡의 야생화(복수초.산괴불주머니)꽃이 피었을까 하는
궁금증에 간단히 배낭을 꾸려 카메라를 들고 집을 나선다.
태고사 주차장에 파킹하고 산을 오르려하니 눈 녹은물이 작은 폭포가 되어 멋진그림이 되어준다
한 여름이면 피서인파로 몸살을 앓던 계곡 물가에는 때마침 내린 봄비로인해 작은 폭포가 생겼다
♥ 형 어름 조각이 나를 반겨준다
급히 나오느라 아이젠을 못 챙겼더니 낙조대 오르는 길은 북쪽이라 눈과 어름으로 인해 완죤 빙판이다
눈위로 솟아난 돌을 밟고 오르려니 여간 힘든게 아니다. 그래도 넘어지지 않으려고 네발로 엉금엉금
한참을 오르다 보니 어느새 낙조대 가까이 왔는데 하산길을 생각하니 더이상 오르는건
위험하다고 판단이 되어 좌측방향 양지쪽인 생애대로 발길을 돌린다
칠성봉은 운무로 덮여있어 정상에 오르더라도 조망은 좋지 않을듯...
태고사 뒷편 기암 괴석들도 운무에 가려 멋진 풍경을 담을수가 없다
빙판길에 넘어져 몇번이나 땅을샀는지 간신히 생애대앞 바위 전망대에 오르니
운무가 걷힌 칠성봉의 멋진 기암들이 나를 반긴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낙조대 정상
따끈한 커피한잔 마시며 잠쉬 쉬노라니 갑자기 운무가 물밀듯이 아래를 향해 돌진해 내려온다
자세히 보니 운무가 아니라 미세먼지, 즉 황사가 밀려오는거다. 오늘은 황사가 심하다고 하더니...
결국은 산행이고 야생화이고 간에 밀려오는 미세먼지 탓에 하산 하기로 ...
먹이찾아 낙엽을 뒤지던 산닭(꿩)도 인기척에 놀랐는지 나를 경계하는 눈초리다.ㅎ
장군약수터 방향으로 하산길을 잡는다
여기까지는 돌계단이라 빙판길을 네발로 엉금엉금 기어 내려왔다
장군 약수터
눈이 녹은 약수터 계곡을 따라 내려가며 야생화를 찾아 보았으나 한포기도 보이지 않는다
눈녹은 물만 시원스레 흐를뿐 내가찾는 파아란색은 물이끼 뿐이다
깊은 산골짜기에서 홀로듣는 물소리는 나만을 위한 오케스트라 합주곡이다
식용이 아닌 조개버섯도 봄비를 맞아 생기가 돈다
바위 한켠에 자리한 초록색의 이끼들도 수정구술 하나씩을 꿰찼다
화장수 로 쓰려고.ㅎ
한때 화려했던 기억을 지우기 싫어서 일까? 산수국꽃은 하얀 얼굴로 봄을 맞는다
아이젠을 못챙겨 산행도 중단하고, 밀려오는 황사에 쫒겨 야생화 탐사도 못했지만
대둔산 태고사 계곡에는 청 양띠해 새봄을 맞아
손님맞을 준비로 바쁜 버들강아지의 우유빛 볼 화장이 한창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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