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분홍장구채

레드포드 안 2024. 9. 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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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감래(苦盡甘來)

고생 끝에 즐거움이 온다는 사자성어

 

아름다운 꽃을 보려면 개고생도 해야 하는 법

8. 31.

 

분홍장구채를 보기 위해 아침 일찍 서둘러 집을 나선다

 

 

 33℃를 넘나드는 폭염에 1.8km 산길을 쉼 없이 올라야 만날 수 있는 꽃

 

 

작은 배낭에 생수 한 병, 캔맥주 하나, 빵 1개를 넣고 달달한 믹스커피를 타서

작은 페트병에 담아 둘러메고 호기롭게 발걸음을 내딛는다

 

 

산행을 다닐 때는 여러 번 근처까지 갔었지만 

오늘처럼 분홍장구채를 보러 가는 것은 처음이다

 

 

가며 쉬며 오른 가파른 산마루

1시간이 넘어서야 숲 속에 햇살이 찾아든다

 

 

등허리에 후줄근한 땀도 식힐 겸

잠시 등로옆 의자에 앉아 심호흡을 하고 냉수로 목을 축인 뒤에

달려드는 산속 모기를 피해 한달음에 달려간 자생지

 

 

깎아지른 천길 낭떠러지 바위밑에 은신처를 두고 

한 줌 흙속에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운 분홍장구채를 만났다

 

 

개체수는 제법 많았으나 꽃피는 시기를 맞추지 못해 

벌써 꽃이 많이 진 상태였다

 

 

처음 만난 꽃이라 반가운 마음에 살갑게 인사도 나누지 못하고

카메라를 들이댔다

 

 

위를 쳐다보면 금방이라도 낙석이 떨어질 듯 아찔하지만 

여기저기에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운 장구채를 보면 이보다 더 평온할 수가 없다

 

 

폭염과 가뭄에 몸살을 한 듯 여기저기에 말라죽은 개체도 보인다

 

 

그래도 돌보아주는 이가 있는지 불상 앞에는 잡초가 제거된 모습이다

 

 

움푹 패인 바위 홈에는 빗물 외에는 물구경을 할 수 없을 텐데

의외로 건실한 개체들이 많다

 

 

이대로 잘 유지만 된다면 소멸할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천길 낭떠러지 돌계단을 엉금엉금 기어올라 위에서 몇 장 담은 뒤 

내려가려고 뒤를 보니 오금이 저려 발이 안 떨어진다

 

 

겨우 기다시피 바위를 붙잡고 내려와 안도의 한숨을 내 쉰뒤

물 한 모금에 목을 축이고 다시 옆길로 오른다

 

 

이곳은 조금 전에 갔던 길보다는 조금 수월하다

 

 

수월한 만큼 분홍장구채 개체수는 별로 없고 칡넝쿨만 길을 덮었다

 

 

계단밑에서 우연히 마주친 덩굴닭의장풀, 꽃 두어 송이를 달고 있다

흔하지 않은 풀이니 두어 장 담아본다

 

 

윙윙거리는 소리에 바라보니 보살님이 제초작업 중이시다

 

 

잠시 쉬어갈 겸 대웅전 앞에 도착하니 

고목나무 토막에 분홍장구채를 심어 멋지게 목부작으로 작품을 만들어 놓으셨다

 

 

아무래도 매일 관리해 준 듯 포기도 튼실하고  꽃도 많이 피었다

 

 

시원한 산들바람에 땀을 식히고 잠시 주변을 둘러보며 풍경을 눈에 담는다

올해는 분홍장구채 꽃도 이번이 마지막일 듯...

다시 애마가 기다리는 곳으로 한 시간여의 내리막길 산행이 시작된다

폭염은 쉽게 물러날 기세가 아닌듯...

24. 8. 30.

레드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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